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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의 역사와 폐암 인공지능 (2)

임상전략팀
임상전략팀
등록일2024. 05. 22
폐암의 역사와 폐암 인공지능
폐암의 유병률 변화와 인식에 관한 역사

2. 영상의학적 발전
1895년 뢴트겐이 X선을 발명하여 영상의학이라는 의학의 한 분야가 탄생하였습니다. 가장 원초적인 영상의학적 진단법은 흉부 X선 사진(Chest X-Ray;CXR)으로 1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CXR은 매우 가치있게, 값싸게 세계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무증상 폐암을 진단하기 위한 CXR의 도입은 1960년대에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Northwest London Mass Radiography Survice에 의하여 CXR과 객담 검사가 처음 도입되었고, 이 연구에서는 5만 5천명의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1년에 두 번 CXR을 촬영하거나 연구 시작과 끝에 CXR을 촬영하는 두 가지 군을 대조하였습니다.
이 두 군 사이의 폐암에 의한 사망은 0.7명/1000명, 0.8명/1000명으로 통계적 차이가 없었으며 이후 1970년대에 수행된 National Lung Cancer Institute에서는 3개의 대규모 임상실험이 진행되었고(Memorial Sloan-Kettering 연구, Johns Hopkins 연구, 그리고 Mayo Lung Project), 이들 모두에서 폐암의 주기적 검진이 생존률을 향상시켜준다는 근거는 불행히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1986년에 수행된 체코슬로바키아의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폐암의 조기 진단을 통한 생존률 향상은 묘연해지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에 Mayo Lung Project의 데이터를 다시 검수한 결과, 방법론과 X선 조사량이 1990년대 후반에서는 바뀌었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Prostate, Lung, Colorectal, and Ovarian (PLCO) Project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PLCO에서는 154,901 명의 55-74세 성인 남여를 대상으로 다시 연구를 진행했지만, 역시나 CXR을 통한 조기 검진이 폐암의 발병률, 사망률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밝혀지며 점점 더 폐암에 대한 조기 진단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이렇게 의사들이 어둠 속을 헤메고 있던 와중 2004년 전설적인 논문*출처 7이 한 편 출간됩니다. NLST라고 불리고 지금도 폐암 연구자들에게 수없이 회자되는 이 논문은 드디어 조기 검진을 통해 생존률을 향상시키는데 성공합니다.

그렇다면 NLST는 이전 연구들과 무엇이 다를까요?
바로 CT (Computed Tomography)를 사용하여 검진을 시행했다는 것입니다. NLST에서는 5만 3천명 정도의 참가자들을 동원하여 절반은 CXR로 follow-up을 하는 군에, 나머지 절반은 저선량 CT (LDCT)로 follow-up을 하는 군에 배정하였습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LDCT follow up군의 생존률이 20% 가량 높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진단 방법만 바뀌었는데 생존률이 높아졌을까요? 바로 폐암이 진행되기 전의 조기 진단을 통한 조기 개입이 그 이유입니다. CXR군에 비해서 CT군은 초기 암의 진단률이 3배에서 4배 가량 높았고 이를 통한 조기 치료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단순히 CT를 사용하여 조기검진을 해야겠구나! 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의사간의 불일치를 줄이고 근거기반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을 전개하려면 전 세계의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따르는 판단의 준거가 공식화되어야만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4년에 나온 것이 Lung-RADS v1.0 (Lung Imaging Reporting and Data System version 1.0, *출처 8입니다. 인류는 NLST에서 3번의 follow-up (논문에서는 T0, T1, T2라고 명명되어 있습니다.)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nodule doubling time, diameter과 같은 영상으로부터 악성도를 추측할 수 있는 방법론들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통계에 기반하여 정량적으로 정리한 것이 Lung-RADS v1.0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암을 다 스크리닝 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Lung-RADS도 개선되어 가고 있습니다. 2014년의 Lung-RADS v1.0이 간과하거나 과하게 판단했던 것들을 수정한 Lung-RADS v1.1*출처 9이 2019년에 나왔고 2022년 11월에는 Lung-RADS v2.0 혹은 더 자주 Lung-RADS 2022*출처 10로 불리는 신판이 발표되었습니다.

NLST 이후에도 몇 개의 폐암 CT screening 연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NELSON Trial*출처 11과 같은 연구들 또한 폐암을 CT로 검진하는 것이 생존률을 높여준다는 결과를 발표하였지만, Lung-RADS v1.1에도 문제가 있었다. 폐의 공동(cavity)으로부터 발생하는 공동성 결절(cavitary nodule)에 관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들은 다시 공동성 결절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것을 포함한 여러 가지 수정사항들이 반영되어 결국 그 끝에 나온 것이 Lung-RADS 2022입니다. *출처 12, 출처 13

점점 더 정확한 진단 기준을 정립하는 것은 좋지만, 그러려면 기준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입니다. 농담삼아 하는 말이지만, 이러한 속도로 Lung-RADS가 개선이 된다면, 2100년에는 한 사람이 절대로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진단기준이 복잡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인간은 폐암이 의심되는 결절을 찾거나 컨펌하기만 하고 컴퓨터가 위험도를 판단해주거나 자동으로 의심 결절을 다 찾아준다면 어떨까요? 여기서부터 폐암의 Computer-Aided Diagnosis (CAD)라는 것이 등장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폐암 CAD의 흐름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합니다.

출처
7.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1102873
8. https://www.acr.org/-/media/ACR/Files/RADS/Lung-RADS/LungRADS_AssessmentCategories.pdf
9. https://www.acr.org/-/media/ACR/Files/RADS/Lung-RADS/LungRADSAssessmentCategoriesv1-1.pdf
10. https://www.acr.org/-/media/ACR/Files/RADS/Lung-RADS/Lung-RADS-2022.pdf
11.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1911793
12. https://www.youtube.com/watch?v=8WUVu5lAilY
13. https://www.youtube.com/watch?v=k477c4AfUB8
14.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52573041100012X
15.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715312/pdf/AJRCMB333216.pdf
16.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62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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